일평생 통틀어 가장 밝고 명랑한 나이, 최고의 에너지를 발산해 낼 수 있는 나이인 ‘낭랑 18세’를곧 마주하게 되는 소년이 있다. 전 세계 청소년 중 가장 바쁘고 부담스러운 스케줄을 소화해 내야 한다는 대한민국의 고3이 곧 되는 십대 소년은 일반적인 아이들과는 조금 다름 일상을 보내고 있다.
대부분 10대 중후반 남학생들이 아버지와의 대화조차 길게 나누기 어려운 것이 현실. 하지만 아버지와 매 주말마다 서킷을 방문해 취미생활을 공유하고 있으며, 왼손 검지와 중지를 다쳐 깁스를 한 달이나 해야 했지만 대회에 출전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던 소년. 농구, 축구, 오락을 즐기는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취미를 즐기며, 특별한 꿈을 꾸고 있는 김범규 선수.
그는 올 해가 가기 전 스스로에게는 뿌듯하고, RC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큰 축하를 받을 기쁜 소식을 들려 주었다.
Tekno사와 팩토리 드라이버 정식 계약을 맺으며 국내 최연소 팩토리 드라이버로 등극한 것. Tekno 팩토리 드라이버, 이제 곧 낭랑 18세가 되는 17세 소년은 2014년 연말, 어떤 꿈을 꾸며 새해를 열 준비를 하고 있을까?
[아버지와 함께하는 RC, 단순한 취미가 아닌 소통이에요]
▶ 현재 17세,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드물게 팩토리 드라이버가 된 것 축하해요. 음, 그럼 RC를 처음 접하게 된 시기는 언제인가요?
5~6살 무렵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조종기를 잡아보곤 했다는데, 제가 본격적으로 RC를 즐기기 시작했던 것은 10살 무렵이네요. 11살 때 가솔린 온로드 차량을 소유하게 되면서 아빠와 오창 서킷을 자주 찾았어요. 그 때는 서킷에 아버지랑 같이 ‘놀러’간다는 생각이 많았구요. 3년 전 경 엔진버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제대로 ‘연습’이라는 걸 시작해 본 것 같아요.
▶연습은 주로 어디서 하나요? 그리고 연습량이 얼마나 되는지도 궁금해요.
집에서 방문하기 편한 유니크서킷에서 주로 연습을 하고 있어요. 월 1~2회 정도 꾸준히 연습을 하고 있는 편이에요. 대회가 있는 경우에는 연습에 시간을 조금 더 할애하기도 해요.
▶아버지와 대회마다 함께 출전하는 것 같아요. 전문 미케닉이 아버님인 셈인가요?
맞아요. 제 전담 미케닉은 아버지입니다. 솔직히 제가 A메인에 오를 수 있는 것도 선수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것도 팩토리 드라이버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아버지가 서포트해 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서킷에 오시는 삼촌들은 다들 아실 거에요(웃음).
▶아버지가 미케닉을 해 주신다는 건 항상 아버지와 함께 한다는 의미네요. 10대 후반, 질풍노도의 시기 청소년인데 불편하지는 않아요?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아버지와 함께 다니는 게 불편할 때도 있어요. 불편한 것이 없다면 거짓말이잖아요. 혼자 있고 싶을 때고 있고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고 싶을 때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생각이 가끔 들 때 말고는 크게 불만이나 불편한 점은 없어요. 아버지와 같은 취미 공유하는 것 자체가 단점보다 장점이 많으니까요. 공유하고 있는 대상이 있으니 사이가 소원해질 틈은 없어요. 어찌보면 굉장히 감사한 상황인 셈이지요.
▶아버지가 없다면, 본인이 스스로 완벽한 정비 및 세팅이 가능할까요?
아버니께서 봐 주지 않고 저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것은 솔직하게 아직 무리에요. 매뉴얼 보고 분해 조립은 가능하지만, 세팅은 완벽하지 않아요. 주행하면서 느낌을 찾아 가는 것도 아직은 어려운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도 요즘 아버지 세팅 하시는걸 옆에서 보면서 배우려고 본격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중이에요.
[친구들과 다른 취미, 색다른 즐거움]
▶친구들이 RC를 하고 있는 것 알아요?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가 혹시 있나요?
이 부분이 제일 아쉬워요. 친구들 중에 RC하는 친구가 아예 없다는 점이요. 설명해 주면 신기해 하기는 하는데 관심은 크게 없어요. 같이 이야기 하고 함께 즐기고 싶기는 하지만 부모님의 물적, 심적인 지원없이 학생이 가지기는 어려운 취미니까요. 가끔 관심을 가지는 친구들도 가격을 얘기해 주면 “헉~!!!”하는 반응이에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는 거지요.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취미를 가지고 싶지는 않은가요? 함께 축구나 농구 같은 운동을 즐기고 싶다거나.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RC도 즐겁지만 친구들과 함께하는 축구나 농구가 더 재미있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구기 종목은 다 좋아해서 축구는 항상 주전인데, RC 시합과 겹칠 때면 출전을 포기해야 할 때가 많아요. 섭섭할 때도 많이 있죠. 그래도 연습하러 가는 날 외에는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으니 크게 아쉽지는 않아요.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쁜 일정을 가진 사람이 대한민국 고등학생이라 하던데, 대회 준비는 언제, 어떻게 하나요?
맞아요. 특히 아직 고등학생이라 시험기간과 대회가 겹치는 경우가 많아요. 보통 시합 개최 전 주에 와서 연습을 하고, 대회 전날 최종적으로 차량 점검과 세팅을 마무리 하는 편이네요.
아무래도 아버지가 미케닉을 해 주시기 때문에 저는 주행에만 신경쓰면 되니까 시간 절약이 꽤 많이 되는 편이에요. 그리고 연습주행 할 때도 함께 나와서 주행하는 모습을 관찰해 주시면서 차량의 전체적인 움직임도 체크해 주시고, 전 차량의 반응 및 느낌을 그대로 아버지와 이야기 한 후 아버지와 저와의 생각이 일치하면 그날 연습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아요.
▶솔직히 RC가 하기 싫을 때는 없었나요?
대회 준비는 항상 재미있어요. 대회 자체가 주는 짜릿함이 크니까요. 하지만, 대회가 없는 경우나 제가 원하지 않는 날 서킷에 끌려오듯 나와 연습 주행을 해야 할 때는 하기 싫어요. 또 한 가지 친구들과 놀고 싶을 때죠. 친구들은 PC방도 가고 함께 축구나 농구 하러 가는데 같이 가자고 약속 잡힌 경우에도 서킷에 와야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흔하지 않은 다른 취미를 즐기고 있는 만큼 특별히 가고 싶은 과가 있는 지 궁금하네요. 어느 과를 가고 싶어요?
학교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가고 싶은, 희망하는 과는 있어요. “신재생 에너지과”라고 아세요? 제가 가고 싶은 과에요. 저희 학교가 전문계 고등학교거든요. 그래서 특성화 교육을 받고 있는데 이 과가 눈에 확 들어오더라구요.
[국내 최연소 팩토리 드라이버 축하해요~]
▶Tekno 팩토리 드라이버로 활동하게 되었는데 기분이 어때요?
팩토리 드라이버들은 보통 월드 클래스 선수들만 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사실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고 제 스스로 팩토리 드라이버라는 타이틀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어요. 믿어지지 않는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까요? 솔직히 많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부담이 더 많이 되는 게 사실이에요. Tekno사는 미국과 유럽 인근에서 인지도가 상당히 있는 회사로 알고 있어요. 제품에 대한 철학도 있다고 들었구요. 그래서 더 신기하죠.
▶팩토리 드라이버가 보는 Tekno사의 차량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Tekno NB-48 차량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많은 주행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평가를 한다는 게 조금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차량의 움직임이 가볍고 정확한 편이에요. 또한 세팅 포인트를 조금씩 바꿨을 때 차량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 매우 마음에 들어요. 그리고 이전 차량에 비해서 NB-48은 컨트롤 하는데 민감하지만 커버가 가능한 정도라서 걱정되지 않기도 하구요
▶ 이제 막 RC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친구들에게 한 마디 해 주신다면?
“재미”를 붙이는 게 가장 중요한 듯 해요. 처음부터 장비에 욕심을 내면 RC가 지닌 진정한 즐거움이나 매력에 빠지기도 전에 시들해 질 수도 있어요. 그런 경우를 심심치 않게 봐 와서 장비 욕심보다 즐기면서 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저도 하이엔드 장비를 사용해 본 적이 거의 없어요. 대부분 중급이나 중하급의 장비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제 실력이 문제라 생각한 적은 있어도 장비를 탓해본 적은 없는 듯 해요. 중요한 건 스스로 즐기는 거, 그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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