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파란 가을 하늘 아래 아마추어 모터스포츠 축제 ‘2015 엑스타 슈퍼챌린지’ 최종 라운드가 펼쳐졌던 인제스피디움의 B코스. 하얗게 피어 오르는 연기와 강렬한 파찰음을 통해 모터스포츠가 지닌 매력을 가장 강하게 느끼게 해 준 드리프트 클래스 최종전이 펼쳐진 현장은 긴장감이 가득했다.
체이스배틀 16강부터 이어진 리매치. 리매치에 리매치를 거듭 한 끝에 성사된 결승 경기에서도 치열한 혈전은 이어졌다. 그것도 한 팀 내에서의 배틀, 스승과 제자 사이의 대결. GP DRIFT는 같은 팀끼리 우승컵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스승 김성환(GP DRIFT) 선수와 제자 권수환(GP DRIFT) 선수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아슬아슬하고 짜릿한 경기를 선 보였고, 총 여섯 번의 배틀을 펼친 끝에 권수환(GP DRIFT) 선수가 스승인 김성환(GP DRIFT) 선수를 누르고 2015 시즌 최종전 우승컵의 주인공이 되었다. 2014년 10월, 아자대에서 펼쳐졌던 ‘2014 KDF korea Drift Festival Final Round’에서 승재형 선수와의 배틀 승리로 우승을 차지한 후 일 년 만에 다시 한 번 최종전 우승컵을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권수환 선수는 두 번의 최종전 우승컵을 차지하며 파이널 라운드의 강한 승부사이자 최강의 실력을 지닌 선수들과의 배틀에서 연 이어 승리를 거둔 행운의 사나이. 이와 더불어 스승과의 배틀에서 승리를 거둔 청출어람(靑出於藍)의 주인공이 되었다.
중학교 재학 시절 천부적인 드라이빙 테크닉을 지닌 드라이버 후지와라 타쿠미가 등장하는 ‘이니셜 D’를 처음 접했다. 막연히 차를 좋아하던 그는 차의 매력에 더 깊이 빠져들었고 사춘기를 고스란히 ‘차’에 빠져 살았다. “RC카를 시작했어요. 중학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학교 다니던 내내 ‘이니셜 D’를 보고, RC 카를 조종했어요.” 하지만, 학생이 할 수 있는 건 분명 한계가 있었다. 그 당시 수도권에는 RC 카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서킷이 거의 없었다. 집이 있던 부천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경기도 양평과 포천. 먼 거리도 문제였지만 대중교통으로 학생이 접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즐길 수 없었기에 그것을 향한 애정은 더 크고 깊어졌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자마자 어린 시절 꿈에 그리던 차에 오르기로 결심했고 바로 실천했다. “드리프트의 매력에 빠져 차량을 구입했던 2013년부터 김성환 선수에게 드리프트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시간이 될 때 마다 차에 올랐고 대회가 조금씩 몸에 익어가던 2014시즌 후반부터 김성환 선수처럼 멋진 퍼포먼스를 선 보이고 싶다는 생각, 김성환 선수를 이길 수 있을 정도까지 실력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모든 일이 쉽지는 않았다.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들었고, 그 비용은 부담이 되었다. “2015년 3월 새 차를 마련했어요. 오롯이 내 것인 새 차에 오르면 모든 것이 마음대로 될 줄 알았는데 부담이 더 커지더군요. 새 차에 대한 부담감은 곧 심리적 부담이 되었고, 레이스에 임할 때마다 위축이 되었어요. 시즌 초반 성적이 참 안 좋았어요.”
부담감, 시즌 초반의 위축은 오래 가지 않았다. 8월의 첫 번째 날, 화려한 빛, 격렬한 배기음 그리고 짜릿한 질주가 여름 밤을 뜨겁게 수 놓았던 ‘CJ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시즌 5번째 경기 ‘레이스 투 나잇’이 열린 인제스피디움에서 그는 다시 한 번 가슴 뛰는 순간을 맞이했다. “정말 기억에 많이 남은 순간이었어요. 비가 내리는 밤에 선 보인 드리프트 쇼런은 정말 특별했거든요. 최대 모터스포츠 축제인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나이트 레이스 현장 쇼런 주인공 중 한 명으로 설 수 있다는 자체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습니다.”
특별한 순간 주인공 중 한 명이었다는 기쁨은 그 만큼의 아쉬움도 남겼다. 그 아쉬움은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는 그리고 앞으로 한 발 더 나갈 수 있게 해 주는 계기와 원동력이 되었다. 그 만큼 노력했고 2015시즌 가을, 엑스타 슈퍼챌린지 최종전 우승컵을 가슴에 안았다.
“2015년 가장 기억에 남는 가장 기쁘고 감사했던 순간이 바로 엑스타 슈퍼챌린지 우승 순간입니다. 김성환 선수와 함께 해 보고 싶었던 마음이 정말 간절했으니까요. 동등하게 경기를 해 보고 싶었던 목표를 이루었던 그 순간의 희열은 정말 컸습니다.”
혹자는 그에게 ‘운이 좋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일본의 대표 드리프트 경기인 드리프트 머슬 인터내셔널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바 있고 2014년 가장 주목할 만한 선수로 이름을 올린 승재형 선수와의 배틀에서 승리했고, 짧은 기간만에 자신에게 드리프트를 가르친 스승 김성환 선수와의 배틀에서도 승리를 거두었으니 말이다.
“황홀했던 순간, 기억에 남는 좋은 추억이 많은 만큼 아쉬움도 크고 스스로 부족하다 느끼는 부분도 깊습니다. 그렇기에 더 열심히 해야지요. 2016 시즌에는 최고의 선수들이 어떤 차에 오르더라도 완벽한 모습을 선 보이는 것처럼 저도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어떤 차량이 주어지더라도 멋진 모습을 선 보일 수 있도록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계획입니다.”
2016 시즌에는 행운의 사나이, 청출어람의 주인공이라는 타이틀 대신 “역시 권수환”이라는 칭찬을 듣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멋진 모습을 보여 주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그의 바람대로 “선행과 후행 순서를 바꿔가며 펼치는 짜릿한 드리프트 퍼포먼스”의 주인공도 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