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루질’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비록 해루질이라는 단어가 생소하다고 해도 바닷가 여행 중 어스름한 저녁 또는 깜깜한 밤 바다에 랜턴을 들고 나가 조개를 캐거나 작은 게를 잡아 본 기억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해루질’을 경험해 본 사람 중 한 명이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이색여행, 체험여행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 번 고조되면서 해루질도 주목을 받고 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취미로 즐기고 있고 이제는 당당히 레저의 한 분야로 보아도 무방할 만큼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해루질.
싱싱한 자연산 해산물을 직접 잡을 수 있다는 즐거움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기쁨 등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모두 만족시켜주는 취미계의 멀티플렉스 해루질의 즐거움을 한껏 누리고 있는 해루질러들을 만나보자.
▶ 해루질, 크게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용어일 듯 합니다. 우선 의미부터 설명해 주세요.
해루질은 오래 전 물이 빠져나가 해수면이 낮아진 상태인 간조가 되었을 때 동네 주민들이 횃불을 들고 바다에 나가 각종 해산물을 채취하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횃루질”이라고 불렸고, 지금은 “해루질”로 이름이 바뀐 것이구요.
지금의 해루질은 간조 시간 전 2~3시간 전에 바다에 들어가 간조 시간 전후 2~30분까지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을 말합니다.
▶ 해루질의 가장 큰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낚시와 스쿠버다이빙의 짜릿한 매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다는 점 같아요. 물론 스쿠버다이빙처럼 깊은 곳까지 잠수는 하지는 않으나 허리를 숙여 겸손하게 들여다 보는 물 속도 새로운 세상임이 분명합니다.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여러 가지 해산물을 직접 잡으니 짜릿함은 매우 강하지요.
또 하나의 매력은 직접 잡은 해산물을 바로 요리해 먹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맛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지요. 저도 처음에 제 손으로 잡은 골뱅이 두 마리를 구워 먹었던 그 맛을 잊지 못해 해루질에 빠졌으니까요. 보시다시피 지금은 해루질이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 있구요.
▶ 해루질에 가장 적합한 시기는 언제일까요?
해루질에 적합한 시기는 특별히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1년, 4계절 내내 즐길 수 있기 때문이지요. 계절마다 잡을 수 있는 해산물이 다르기 때문에 즐거움도 그 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어요.
▶ 해루질을 통해 잡을 수 있는 해산물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해루질은 워킹 해루질과 수중 해루질로 나눌 수 있습니다.
워킹 해루질의 경우 낙지, 해삼, 조개류, 박하지 등 돌 밑에 숨어있는 해산물을 많이 잡습니다. 그리고 수중 해루질은 전복, 해삼, 낙지, 꽃게, 쭈꾸미, 박하지, 조개류, 도다리, 광어, 뱀장어, 숭어, 문어, 성게, 소라 등을 잡을 수 있습니다. 워킹 해루질보다 수중 해루질이 잡을 수 있는 해산물의 종류와 양이 훨씬 많은 셈이지요.
▶ 해루질로 채취한 해산물은 어떻게 하시나요?
해루질로 잡은 해산물은 동출(해루질을 함께 나간 사람)한 사람들과 서로 나눔을 해서 가져가거나 함께 나누어 먹습니다. 물론 ‘가지고 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해루질을 마치고 그 싱싱한 해산물을 바로 맛보지 않고 발걸음을 돌린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니까요. 해루질의 즐거움 중 하나가 바로 “싱싱한 해산물을 바로 맛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루질, 이건 정말 중요하지 말입니다~~]
▶ 해루질도 규칙이 있을 듯 합니다. 해루질의 규칙이나 특별한 룰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어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많은 양의 채취는 하지 않습니다. 양식장에는 절대로 진입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지켜야 합니다. 또한 해산물별 금어기도 늘 숙지하고 있어야 하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안전규칙입니다.
써치, 배터리(예비배터리 포함), 나침반, 호루라기, 가슴장화, 구명조끼, 알람시계, GPS어플 다운로드 등 안전장비를 착용해야 합니다. 지형을 모를 때는 진입하지 않는 것이 좋고, 간조시간을 늘 숙지하고 간조시간 전후로 20~30분 안에는 무조건 물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 해무가 낀 날이나 해루질 중 해무가 낄 때에도 무조건 물 밖으로 신속히 나옵니다. 또한 절대로 1인 해루질은 하지 않습니다. 최소 2인 이상 해루질에 참여해야 안전합니다.
▶ 해루질 시 필요한 다양한 장비들은 대부분 기성품을 구입하나요?(만약 직접 제작을 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제품이 있는지 알려주세요)
장비는 대부분 기성품을 구입합니다. 인증되지 않는 장비를 가지고 해루질에 임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지요. 또한 직접 제작을 해도 가격이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한 편이기 때문입니다.
조과통이나 뜰채의 경우는 자기 개성에 따라 직접 자작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써치나 배터리는 안전의 기본이니 인증된 제품을 사용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싱싱한 자연산 해산물을 직접 잡을 수 있다는 즐거움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기쁨,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항상 함께 할 수 있다는 매력에 끌려 해루질이 일상이 되어 버린 사람이 있다.
해루질러의 카페지기인 이 석. 그는 해루질이 좋아 안면도를 찾았으며, 그 곳에서 해루질 전문펜션 바다햇살 고운집의 주인장이 되었고, 해루질러 카페의 주인장이 되었다고 한다.
자신이 느끼고 있는 행복을 나누고, 처음 해루질을 하며 겪었던 어려움을 현재 겪고 있을 초보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공간 해루질러. 그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해루질러가 되기를 원하시나요?]
▶ 해루질러, 카페이름에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일반적으로 해루질을 하는 사람들을 해루질러라고 부릅니다.
해루질을 하는 사람들이 경험의 많고 적음을 떠나 함께 어울리며 취미생활과 정보교류를 원활하게 하고자 하는 마음, 즉 초보와 고수 모두 같은 해루질러라는 공통 관심사 아래 하나라는 느낌을 강하게 가지고 싶어 해루질러라 카페명을 지었습니다.
해루질을 하는 사람은 모두 똑같은 취미를 즐기고 있는데, 일부 카페의 경우 등급별 정보교류가 원활하지 않거나 초보와 자칭 고수라 말하는 사람들 간에 괴리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간혹 있어 초보의 경우 시작할 엄두도 못 내고 있기도 하니까요.
물론 고수는 고수끼리 해루질을 즐기고 싶을 것이라 이해는 합니다. 그 편이 훨씬 즐거움이 크니까요. 하지만, 해루질 초보끼리 어울려 필드에 나갔을 경우 경험부족으로 인한 크고 작은 안전사고를 당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먼저 해루질을 시작한 일명 고수들이 함께 해루질을 즐기며 그들도 고수로 만들어 주는 게 더 보람이 크고 즐겁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 해루질러 회원들이 주로 모이는 시기는 언제인가요?
한 달에 두 번 물이 가장 낮은 사리 물 때 전후 주말에 주로 모입니다.
▲ 해루질후 잡은 수산물을 함께 먹는 모습
▶ 해루질러가 지닌 매력이 있다면?
해루질은 통상 혼자가 아닌 두 명 이상이 모여 동출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친분관계가 매우 두터워집니다. 해루질러 카페 회원들의 경우 10년을 넘게 하신 고수들도 계시고 해루질 자체를 처음 접해보는 초보도 계십니다. 같이 동출을 하면 당연히 오래하신 분은 거의 조과통을 가득 채워서 돌아 오지만 초보들은 조금 밖에 못 잡고 돌아오게 됩니다. 하지만, 저희는 오래하신 분과 처음하시는 분이 함께 동출을 하며 지속적으로 조언을 해 주기 때문에 해루질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 만족할 만큼의 수확을 거두게 됩니다. 그렇게 쌓이는 정과 실력이 바로 저희 카페의 매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해루질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나 주의사항 등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해루질은 누구나 언제라도 즐길 수 있는 건전한 취미생활입니다. 하지만, 위험이 따르는 취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경험이 많은 사람과 동출을 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전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구요.
해루질을 시작해 보고 싶다면 혼자 떠나지 말고 반드시 해루질 관련 모임을 찾아 경험이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올 여름 휴가지로 바다를 그리고 있다면 그리고 온 가족이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해루질에 한 번쯤 관심을 가져 보아도 좋을 것이다. 비록 금어기에 들어간 꽃게를 잡을 수 없다고 해도 여름 바다는 마치 꾸러미 속 여러 가지 과자가 가득 들어있던 ‘종합선물세트’처럼 다양하고 싱싱한 해산물을 선물해 줄 것이다. 당신이 “안전”에 유의하고 사람들과 “함께” 즐거움을 나눌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