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 일몰 무렵, 7살 아이를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아찔한 경험을 했다. 급회전 구간에서 발생한 연쇠추돌 사고, 그 중 한 대의 차량 운전자가 내가 될 뻔한 상황에 맞닥뜨렸던 것이다. 사고를 목격하자마자 급제동과 급차선 변경을 동시에 시도했고, “유사시를 대비해 권유”한다던 튜닝 전문가의 조언에 반신반의하며 장착했던 서스펜션(KBEE 서스펜션 KC)의 위력과 효과를 온 몸으로 아주 짜릿하게 실감했다.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동대구IC 약 4Km 지점에서 좌측으로 급회전하는 구간에서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앞에서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았고, 사고를 냈다. 아이를 태우고 고속주행을 하던 상황에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110Km/h 속도로 1차전 주행 중 전방에서 급정지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브레이크를 밟기에는 너무 짧은 거리. 뒷 차와의 거리도 너무 가까웠다. 연쇄 추돌 사고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세우기에는 제동거리가 충분하지 않았다. 비상등을 켜며 급차선 변경을 시도했다. 순정 상태의 서스펜션이었다면 차량 후미가 휘청거리며 전복되거나 뒤가 날리며 차가 돌아버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만약의 사태’, ‘유사시’를 대비해 장착하면 도움이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던 튜닝 전문가의 조언처럼 서스펜션 튜닝은 일반 공도 주행 시 타이어의 그립력을 높여주었고, 이 덕분에 3중 추돌, 5중 추돌, 3중 추돌로 이어진 대형 사고 현장 피해자가 되지 않고 무사할 수 있었다. 

자동차 튜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볼 수 있다. 드레스 업과 퍼포먼스 튠업. 그 동안 필자가 튜닝에서 중요하게 생각해 오던 포인트는 외관의 변화, 승차감, 안전, 법규제 4가지 사항이었고, 관심을 가지던 쪽은 퍼포먼스 튠업이었다. ‘유사시’를 대비하라던 조언과 드라이빙의 재미를 추구하던 나의 요구사항이 맞아 떨어진 곳이 바로 서스펜션이었다.

물론,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도 있다. 바로 승차감이다. 승차감은 서스펜션 교체 후 더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다. 이는 개인적 선호도, 즉 주관적 느낌이 강하게 개입되는 부분이기에 개인의 취향을 우선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KBEE 서스펜션 KC입이다. 일반 공도 주행을 위해 출시된 제품으로 편안한 승차감과 운전의 재미를 더해준다고 전해진 파트들이다. 은은한 주황 컬러가 돋보인다. 하지만, 아쉽게도 필자의 취향을 저격한 오렌지 컬러와 깔끔한 디자인은 장착 후 외관에서 확인할 길이 없다

보다 안전하고 재미난 주행을 위한 서스펜션의 장착을 시작해 보자. 장착을 담당한 KBEE 프로샵 원주 S모터스 엄형주 대표는 “튜닝은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범위 내에서, 전문가에 의해, 합법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비 허가가 없는 용품점 또는 튜닝 파츠에 대한 기술력이 없는 일반 카센터에서 구입 및 장착을 한 후 문제가 발생해 서비스를 받으러 오시는 분들을 가끔 보게 된다. 용품 자체의 구입은 문제가 없겠으나 잘못된 장착과 세팅은 드라이버의 안전에 심각한 유해를 끼칠 수도 있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튜닝 파츠의 장착은 반드시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범위 내에서 합법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전문가와의 충분한 상담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믿을 수 있는 전문가를 통해 시공하고 세팅하는 것이 안전한 드라이빙의 첫 걸음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장착은 약 1시간 남짓 소요된다. 하지만, 전문가의 손길을 통해 차량에 장착이 되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제 차주가 원하는 승차감을 찾기 위한 세팅을 시작할 차례이다. 

기본적인 장착을 통해 어느 정도는 차주가 원하는 세팅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세밀한 부분까지의 세팅은 직접 차를 타 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기에 시운전을 통한 서너 차례의 세팅 수정 과정이 필요하다. 이처럼 드라이버의 스타일에 맞춘 세팅까지 완료해야 비로소 완벽하게 장착을 마쳤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서스펜션 장착 후 약 1만키로 정도를 운행하며, 서스펜션이 주행에 굉장히 큰 변화를 준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우선 이론상으로만 알고 있던 제동 성능과 그립력 상승은 서킷이 아닌 일반 공도에서도 여실이 드러나게 된다. 대한민국의 도로는 국도에서 고속도로까지 노면이 완벽하게 매끄러운 곳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서스펜션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서스펜션은 타이어를 고르게 눌러 주어 접지 면적을 높여 제동거리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좌우 회전 시에 차체를 잡아주어 순정 상태보다 쏠림이나 휘청거림을 줄여주고 이로 인해 드라이빙 시 느낄 수 있는 피로도를 감소시켜 주는 효과를 주기도 한다.

KBEE 서스펜션은 레이싱 전용뿐 아니라 공도 주행용 서스펜션도 제공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세팅을 통해 사용자의 다양한 욕구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기에 내가 원하는 승차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서드파티 브랜드가 지닌 고질적 문제인 잡소리도 없다.